대보름행사(1) 한단야 폭죽제 炮炸寒單爺@230115 story of taiwan
타이완 3대 명절 원소절(元宵節), 즉 정월대보름 3대 행사 중의 하나인 타이둥 한단야 폭죽제(臺東炮炸寒單爺)는 한단야 분장을 하는 사람, 즉 육신肉身 한단야에게 폭죽을 던지는 축제로 타이둥 지역 가장 유명한 행사입니다.
한단야는 중국 상나라 시대(약 기원전 1562년~기원전 1066년)의 산동성 출신 무장인 조공명(趙公明)으로, 타계 후 천계에서 재물 창고를 담당하게 됐다고 해서 사람들은 그를 무재(武財)신이라고 부릅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한단야는 추위를 타서 그는 행차할 때는 백성들이 폭죽을 던져 추위를 막아줬다고 합니다. 현지 사람이 “폭죽이 많이 터질수록 그 해의 재물운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한단야 가마가 지나는 곳마다 폭죽이 펑펑 터집니다.
한단야 폭죽제는 ‘역병을 쫓는다’는 의미로도 개최됩니다. 전설에 따르면 일제시기 타이완에는 전염병이 자주 발생했는데, 한단야는 정월대보름날에 행차 시 사람들에게 재물의 복을 주는 것 외에도 역병과 재앙을 몰아내도록 도와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타이완 각지의 한단야 폭죽제가 점점 사라졌고, 타이둥 한단야 폭죽제만 계속 이어져 타이완 광복 이후 유일하게 남은 한단야 폭죽제가 되어 문화적 특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한단야 신상을 신도들이 교대로 모셨고, 1989년까지는 한단야 제사 관련 사무를 주관하는 사람의 집에서 교대로 모시다가 현무당(玄武堂)이라는 사당을 건립하면서 고정적인 장소에 모시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951년에는 폭죽을 터뜨리는 방식이 너무 자극적이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경찰 당국이 한단야 폭죽제를 금지하기도 했지만 신도들의 노력으로 타이둥 거리에서 다시 한단야 폭죽제를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타이둥현정부에서는 최근 몇 년간 한단야 폭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축제의 규모를 점차 확대해 왔는데 현재 한단야 폭죽제는 이미 타이둥을 대표하는 민속 활동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타이둥 한단야 폭죽제는 매년 음력 정월 15일 원소절 밤부터 개최됩니다.
4명이 대나무 의자가 실린 가마를 들며 그 위에는 육신 한단야의 역할을 맡은 사람이 탑니다. 가마 뒤편 위에는 한단야 신상 1기를 태웁니다. 징을 치는 사람이 선두에 서며 가마를 좌우로 흔들면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정해진 위치에 도달하면 육신 한단야가 가마 위에 안치된 한단야 신상에 평안을 기원한 후 폭죽 던지기를 정식으로 시작합니다. 육신 한단야는 참을 수 있는 정도까지 버티다가 다른 사람으로 교대합니다. 어떤 곳에서는 여러 한단야가 함께 가마 위에 올라서서 폭죽을 맞기도 합니다.
폭죽을 던지는 방법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육신 한단야가 구슬 모양의 작은 폭죽을 이어 만든 긴 폭죽을 몸에 걸치고 스스로 불을 붙이는 방식이 있고,
하나는 여러 개 긴 폭죽을 대나무 막대기에 감은 후, 수십 명이 동시에 불을 붙이고 나서 그 대나무 막대기를 가마 위에 서 있는 육신 한단야의 몸에 가까이 가져가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3개에서 5개의 폭죽을 한 묶음으로 하여 도화선들을 하나로 묶고 고무줄로 고정한 후, 한단야를 원형으로 둘러싸여 있는 사람들이 여러 묶음의 폭죽을 들고 불을 붙여 한단야를 향해 발사하는 것으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입니다.
육신 한단야를 한 사람이 신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어 많은 사람이 한단야 분장에 자원합니다. 매년 육신 한단야의 수는 육신 한단야를 맡은 사람이 얼마나 큰 아픔을 참을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또, 일반적으로 육신 한단야를 하는 자는 젊은 청년이 대부분인데 상황에 따라 경험이 많고 노련한 노장을 넣기도 합니다.
한단야 분장은 전통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목에는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신인 나타(哪吒)의 도교에서의 정식 명칭 ‘중단원수(中壇元帥)’라고 새겨 있는 도장을 걸고 머리에는 노란색 수건을 두릅니다. 또 웃통을 벗고 짧은 붉은색 바지를 입고 젖은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고 솜으로 귓구멍을 막습니다. 폭죽제 진행 기간 동안 손에 들고 있는 용수 나뭇가지(도교에서 용수나무는 악귀를 몰아낸다고 함)로 날아오는 폭죽을 막아 연기와 재가 코로 들어가지 못하게 방지합니다.
한단야 폭죽제의 발전은 지방 조폭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사람들은 한단야를 ‘깡패의 신’이라고도 부릅니다. 한단야 제사 주제자이든 한단야 신도이든 육신 한단야이든 대부분이 조폭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담당합니다. 육신 한단야의 역할을 맡아 폭죽 세례를 받는 것은 한편으로는 속죄하기 위한 것이고, 한편으로는 기타 조폭 구성원에게 용맹함을 보여주고 개인 평가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한단야 폭죽제가 관광형 축제로 발전함에 따라 현재는 일반인, 심지어 외국인도 육신 한단야를 할 수 있습니다. 매년 음력 정월 15일 오후에 타이둥으로 온 세계 각지의 외국적 교환학생들이 한단야로 분장하여 폭죽 세례를 받으며 한단야 폭죽제의 민속 문화를 체험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