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행사(3) 옌수이 봉포축제 鹽水蜂炮@230117 story of taiwan
타이완은 정월대보름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화려한 전통 향토축제를 진행합니다. 타이베이 시내를 비롯해 신베이(新北)시 핑시(平溪)의 천등(天燈) 축제, 타이둥의 한단야(寒單爺) 폭죽 축제, 타이난 옌수이(鹽水)의 봉포(蜂炮) 축제 등 지역마다 지방 특성과 전통적 색채가 짙은 대보름 축제가 열립니다.
오늘 대만이야기 시간에서는 옌수이 봉포 축제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타이난시 서북부에 위치한 옌수이구(鹽水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통축제인 ‘봉포 축제’로 매년 수십 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합니다. ‘봉포蜂炮’는 수천 발의 ‘충천포(沖天炮, 하늘로 치솟는 폭죽)’로 구성된 벌집 모양의 대형 폭죽이고, 불이 붙어 한꺼번에 터지는 소리가 벌의 울음소리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옌수이, 즉 ‘염수’는 만조 시 해수가 항내까지 도달한 것에서 명명됐으며 타이완에서 가장 일찍부터 개발된 지역 중의 하나입니다.
명나라 말기 때부터는 이미 한족이 들어왔고 팔장계(八掌溪)에는 하항이 설치되어 물자의 집산지로서 번영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퇴적물로 인한 항구 기능 상실로 점차 몰락했으나 짙은 역사적 연유와 문화적인 배경의 봉포 축제는 중화민국 교통부 관광국에서 "타이완의 30대 전통마을" 중 하나로 선정되었으며 타이난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구역입니다.
1668년 세워진 옌수이 무묘(武廟)는 옌수이 봉포 축제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는 사당으로 매년 봉포 축제 주최를 맡습니다. 무묘는 타이완 민간에 가장 널리 유포되어 있는 신앙인 무신으로 숭배되는 관성제군(關聖帝君)을 모시고 있습니다. 옌수이 봉포 축제(鹽水蜂炮)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청나라 가경황제를 맞이하기 위해 시작되었다는 설과 불꽃 경기에서 유래하였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설에 따르면, 1885년 옌수이 지역에 역병이 끊이지 않자 주민들이 무묘 관성제군의 비호를 기원하기 시작했고, 음력 정월 13일에서 15일에 행차하는 신의 가마를 맞이하기로 결의한 신도들이 행차 노선을 따라 폭죽을 터뜨려 역병을 퍼트리는 역신을 쫓아내려 했습니다. 폭죽의 유황 연기로 인해 실제로 역병이 잦아들었고 이후 매년 정월대보름 관성제군 행차 시 폭죽을 터뜨려 신의 가마를 맞이하는 풍속이 생겨나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봉포 축제는 전통적으로는 폭죽을 많이 터뜨릴수록 좋다고 생각하여 축제의 규모가 갈수록 확대되었습니다. 또한 폭죽의 소리와 빛이 오락적 효과와 관광 매력을 가지고 있어 핑시 천등 축제와 함께 '북천등 남봉포(北天燈‧南蜂炮 북은 천등으로 유명하고, 남은 봉포 축제로 유명하다)라는 말이 널리 퍼졌고, 타이완 정월대보름의 양대 축제로 알려지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매체를 통해 ‘세계 3대 민속 축제 중 하나’,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10대 축제 중 하나’, ‘가장 아름다운 전 세계 10대 축제 중 하나’ 등의 칭호를 얻게 됐습니다. 봉포 축제는 현재까지 13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폭죽의 종류와 발사 방식이 점점 다양해졌습니다.
봉포 축제에서 신의 가마를 맞이할 때 터뜨리는 폭죽은 원래 안전하고 일반적인 붉은 폭죽과 불꽃놀이 폭죽이었으며 1945년 2차 대전이 끝난 후 종이 재질의 탄두를 가진 ‘충천포’로 바꿨습니다. 1980년 이후에는 ‘포성(炮城)’ 이란 게 등장했습니다. 포성은 내부는 여러 층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윗부분에는 충천포를 꽂아 고정할 수 있는 철망이 깔려 있어 여러 방향으로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충천포는 심지로 서로를 연결해 놓는데 그 수는 수천에서 수만 개, 심지어는 십 수만 개에 달하기도 하며, 가운데에는 도화선이 있습니다. 포성은 겉에는 종이 공예로 여러 모양을 꾸며 놓았으며, 실내에 보관해 놓았다가 신의 가마가 행차할 때 꺼내어 신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폭죽에 불을 붙입니다.
1984년부터는 포성의 조형도 더욱 정교해지면서 종이 재질의 탄두도 플라스틱 탄두로 바뀌었습니다. 플라스틱 탄두는 더 시원한 폭죽 소리를 내는데, 포성 안의 충천포들이 일제히 발사되어 밤하늘에 불꽃을 수놓을 때 발생하는 끊이지 않는 폭죽 소리로 시청각적인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옌수이 봉포(鹽水蜂炮)축제는 민생 안정을 위해 행차하는 무묘 관성제군의 가마를 위해 폭죽을 터뜨리는 옛 역사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축제는 원래 정월대보름 당일에만 거행되었는데, 행사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자 후에는 지역을 둘로 나누어 음력 정월 14일 오전부터 15일 밤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하게 됐습니다. 노선은 매년 축제 시작 전에 회의를 통해 결정합니다. 가마 행차 중 준비해 놓은 포성을 사용할 집은 사전에 등록해야 합니다. 신의 가마가 집의 문 앞에 도착하면 집주인은 포성을 가지고 나와 포성을 덮고 있는 붉은 천을 걷어냅니다.
신상 앞에서 금종이를 태워 축하를 드린 후 포성에 불을 붙입니다. 옌수이 사람들은 폭죽을 통해 액운과 재난을 없애고 더욱 좋은 한 해를 보낼 수 있다고 믿으므로 축제 규모가 점점 커집니다. 또 관성제군은 ‘재물신’ 또는 ‘상업의 신’으로 모시지기도 하는데 상가들이 터뜨리는 폭죽이 많을수록 그해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항상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봉포 폭죽을 터트릴 때면 수많은 폭죽들이 장관을 이루며 관광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데 참여 시 안전을 위해서 반드시 온 몸을 덮는 의상과 안전모를 착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