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풍습(2) 완미엔 @230110 story of taiwan
백화점을 비롯한 로드샵, 온라인몰, 홈쇼핑 등 요즘은 화장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뿐만 아니라 건성부터 시작해 지성, 복합성, 트러블피부, 민감한 피부 등 다양한 피부타입에 맞게 시중에는 여러가지 맞춤 화장품들이 판매되고 있는데요. ‘아름다움’과 ‘멋’이란 살아가는 한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존재 할 수 밖에 없는 영원한 화두 인 것 같아요. 왜냐면 시대의 멋쟁이들은 모두 자신만의 유니크한 화장품이나 전통미용법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으니깐요.
예를들면 과거 1960~70년대 타이완과 한국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최고의 화장품으로 군림한 ‘코티분’만 하더라도 당시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날개 돋친듯 팔린 히트상품이었죠. 그런데 이보다 훨~씬 오래전 백화점이나 ‘코티분’같은 화장품 조차 없던 옛날 옛적 타이완과 한국에선 어떤 미용법으로 피부 관리를 하고 피부를 가꾸었을까요? 그래서 오늘 대만이야기 시간에서는 고서를 통해 또는 구전을 통해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타이완과 한국의 전통 미용법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려합니다. 그럼 함께 알아보러 가볼까요?
전통 미용법은 옛날 방식이라고 무시하기에는 그 효과가 너무나 탁월하기 때문에 현대인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특히 쌀뜨물로 얼굴을 세안하고 손을 씻는 것은 조선시대 궁중뿐 아니라 만백성…서민사이에서도 널리 행해진 미용법이었습니다.쌀을 씻으면 우려져 나오는 뽀얀 물로 씻는 세안법은 얼핏보기에는 촌스러운 방법 일색이나 클라란스 등 유명 해외 브랜드 연구팀도 인정할 만큼 과학적인 스킨케어로 평가되며, 웰빙 열풍과 함께 쌀 성분으로 만든 뷰티 아이템은 꾸준히 사랑 받고 있습니다.
한국 여성의 오랜 지혜를 보여주는 ‘K-전통미용법’ 쌀뜨물 세안법에 이어서 타이완 여성의 오랜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전통 피부 관리 비법을 알아봐야겠죠?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타이완식 전통 미용법으로는 완미엔(挽面)이 있습니다.
당길 만挽, 낯 면面. 얼굴을 당기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타이완식 전통 미용법 ‘만면’ 즉 ‘완미엔’은요. 코티분과 같은 하얀 분을 얼굴에 펴 바른 뒤 하얀 실을 얼굴에 밀착해 쭉 쭉 밀면서 얼굴에 솜털을 뽑는 전통적인 미용법으로 얼굴에 난 솜털을 실로 제거 함으로써 피지, 각질 제거 등의 효과로 피부를 매끈하게 정돈해주어 칙칙한 피부를 화사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화장을 잘받게 하고…무엇보다 얼굴을 당기다는 그 이름처럼 완미엔은 얇은 실로 피부를 자극하면서… 잔주름을 예방하고, 피부 탄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타이완 여성들이 자신의 피부를 가꾸기 위해 가까이 두는 전통 미용법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과거 머나먼 옛날 타이완에서는 미혼인 여성들은 함부로 완미엔을 하면 안됐다고 해요. 과거 타이완에서는 마을에서 자손을 많이 낳으시고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이 혼례를 앞둔 신부에게 완미엔을 해주는 혼례 풍습이 있었습니다. 과거 타이완에서는 잡티 하나 없이 맑고 깨끗한 이마를 가진 여인은 결혼 후에도 대대손손 번영하여 잘산다라고 여겼다고 해요.그래서 혼례전 칙칙한 피부를 정돈해 맑게 해주며 동시에 화장을 잘먹게 해주는 완미엔은 신부에게 꼭 필요한 혼례 풍습으로 자리 잡았고, 또한 혼례전 신부가 받은 ‘완미엔’의 비용은 신랑측에서 지불해야 한다는 전통이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로 솜털을 제거하는 완미엔 과정에서 따끔따끔 아프지만 신부는 절~대 악!하고 소리를 지르면 안된다고 해요. 그 이유는 고통스런 소리를 뱉게 되면 미래 결혼 생활이 고단해 진다는 설이 있기 때문인데요.지금도 하카인이 밀집한 타오위안, 신주 , 먀오리 지역에서는 혼인 전 신부가 완미엔을 하는 풍습을 유지하며 오랜 전통을 지키고 있습니다.
타이완에는 “음력 24일은 신을 보내고, 음력 25일은 완미엔을 한다(二十四送神,二十五挽面)”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 타이완 여성들은 음력 24일 제사를 준비하며 신을 보내고 다음날인 음력 25일은 묶은 때를 싹 제거하고 새롭게 나아가자는 의미로 완미엔을 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도 중원절, 단오절 등 특별한 날이면 타이완 여성은 불행을 물리치고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로 완미엔을 하곤 합니다.
전통시장이나 골목에서 한국 동네 목욕탕에서 볼 수 있는 자그만한 플라스틱 의자에 두 사람이 마주 앉아… 한 사람은 하얀 분을 얼굴에 펴바르고 또 마주보고 있는 완미엔 전문가는 손에 실을 잡고 쓱쓱 얼굴을 미는 정겨운 장면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길거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서 이런 정겨운 광경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참 좋을 텐데말이죠. 변변한 화장품이 없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온 타이완의 전통미용법 ‘완미엔’, 코로나 종식후 타이완에 오셔서 꼭 체험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