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식 스테이크 녀우파이牛排 @ 230112 story of taiwan
정상회담을 비롯한 외교적•정치적 회담은 글로벌 지도자들에게 정신적 나아가 육체적으로도 상당한 부담이 되곤합니다.
회담 당일 상대방과 협상하고 타협하는 것도 피를 말리는데 여기에 화려한 정상외교가 펼쳐질 것을 기대하는 국민들과 혹시 특종이 있을까 눈에 불을 켜고 있는 미디어가 지켜보는 가운데 상대방과 마주보며 기 싸움과 눈 싸움을 하는 것은 회담 테이블 앞에 앉은 누구에게나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협상을 둘러싸고 기싸움을 하며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정상들도 사람인지라 밥은 먹어야 합니다. 그것도 서로 마주보며 말이죠.
먹어서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은 물론이고 만찬과 오찬 테이블에 올라오는 메뉴는 곧 ‘음식’을 준비한 상대방이 전하고자 하는 외교적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회담에 수반되는 식사 시간은 어떻게 보면 회담의 연장입니다.
"음식은 가장 오래된 외교 도구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음식을 두고 한 말입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말한 바와 같이 외교 전략 중 하나인 ‘음식’은 상대국에게 외교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자국의 문화를 알리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호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상호 관계를 개선하고 나아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상들은 만찬 밥상을 눈앞에 놓고 씹고 뜯고 맛보고 심지어 즐기면서도 ‘음식’에 담긴 회담 의제나 만남의 의미에 대해 곱씹어보며 타협을 할지 아님 등을 돌릴 지 고심 또 고심합니다. 쉽게 말해 외교 행사에서 어떤 음식을 어떻게 대접하는지에 따라 양국 관계가 흔들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어색함을 넘어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던 회담 분위기가 ‘음식’으로 화기애애해지기도 합니다.
미묘한 긴장감이 팽팽하던 회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외교행사에서 주로 어떤 음식이 테이블에 등장할까요?
프랑스 요리가 세계를 풍미하던 전통 유럽식 궁정외교가 20세기 초 점차 막을 내리고, 경제력이나 군사력보단 문화적 매력을 중시하는 소프트 파워의 시대인 만큼 요즘은 어느 나라든지 오히려 자국의 음식 문화를 대표하는 고유의 음식으로 외빈을 접대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최근 국빈 만찬은 물론 국제회의 만찬 테이블에 오른 타이완 전통 음식은 먼저 신선한 비주얼로 눈을 즐겁게 해주고 맛으로 외빈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으며 중화민국의 대표 문화사절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1. 리투아니아 외빈에게 타이완 대표음식 ‘타이완식 스테이크’대접한 샤오메이친 (蕭美琴) 주미 타이완대표부 대표
지난 9월 12일 저녁 미국 워싱턴 트윈옥스(Twin Oaks, 雙橡園) 저택 (중화민국의 옛 주미대사관저로 쓰였던 곳)에서 샤오메이친 주미 타이완대표부 대표에 초청으로 지기만타스 파빌리오니스 리투아니아 국회 외교 위원회 위원장 등 리투아니아 주요 귀빈들이 모였습니다.
이자리는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타이완 대사관 격인 대표처가 설치된 다는 기쁨을 함께 나누며 나아가 타이완에 코로나 백신 2만 회분을 지원해준 리투아니아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샤오메이친 주미 대표가 마련한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이날 샤오 주미 대표는 리투아니아 귀빈들에게 가장 타이완스러운 음식인 ‘타이완식 스테이크’를 대접했습니다.
타이완식 스테이크는 야시장에서 발전한 타이완 고유의 음식입니다. 야시장에서 발전한 음식답게 타이완식 스테이크는 뉴타이완달러 120원(2023년 1월 12일 기준 한화 약 4,800원)~300원 (한화 약 1만 5천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무기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청소년부터 대학생들 그리고 대가족까지 가격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 음식입니다.
지글지글 소리가 나는 철판 위에 소고기 스테이크와 함께 사이드로 담겨 나온 완두콩, 당근, 옥수수 그리고 그 위를 살포시 덮고 있는 알싸한 향에 후추 소스, 어느 유명한 패밀리 레스토랑에 스테이크처럼 보이지만, 지난 9월 샤오메이친 주미 대표가 리투아니아 주요 귀빈들에게 대접한 타이완식 스테이크 입니다.
한편 중화민국 외교부가 이날 만찬메뉴에 오른 타이완식 스테이크 사진을 공개하자마자 이 사이드 메뉴로 나온 완두콩, 당근, 옥수수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완두콩, 당근, 옥수수 이 삼총사를 귀빈에게 대접하다니 충격이다’라는 의견부터 ‘어린 시절 학교 급식 단골 메뉴인 삼색 삼총사를 이렇게 다시 보니 신선하다’, ‘타이완식 스테이크에 삼총사가 빠지면 섭섭하다, 난 친근해서 좋다’ 등 리투아니아 귀빈들에게 대접한 타이완식스테이크를 놓고 극과 극의 의견을 보인 네티즌들 사이에 토론은 웃음을 자아내 저녁 뉴스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어린시절 학교 급식 단골 메뉴 삼색 삼총사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 열띤 토론이 벌어지면서 외교부가 직접 해명에 나섰습니다. 외교부는 노란색의 옥수수, 초록색의 완두콩, 빨간색의 당근은 이 세가지 색은 리투아니아의 국기에 색과 같아 만찬메뉴로 올렸다며 삼색 삼총사에 숨겨진 외교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2. 차이잉원 총통과 샌드라 오드커크 미국재타이완협회(AIT)대표의 미국산 소고기 '햄버거 외교'
차이잉원 총통과 샌드라 오드커크 미국재타이완협회(AIT)대표는 이틀전인 지난 8일 열린 주타이완 미국상공회의소 (약칭 암참-타이베이)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총통부에 따르면 두 사람은 행사가 끝난 뒤 함께 미국산 쇠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즐겼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은 2012년부터 미량의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허용했습니다.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하기로 결정한지 어느덧 9주년이 된 올해, 샌드라 오드커크 대표와 햄버거를 함께 먹는 자리에서 차이 총통은 미국산 수입을 개방한지 9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미국산 소고기를 먹고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나아가 국제기준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철저한 검역을 하고있으니 걱정하지말라며 국민들을 안심시켰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과 미국은 매우 중요한 경제무역파트너관계라며 앞으로 더욱 긴밀해질 양국의 경제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가슴 철렁이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중남미 좌파 정부 중 하나인 니카라과 외교부가 공식 성명을 내고 타이완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를 선언한 것인데요. 이에 대해 중화민국 외교부는 깊은 유감을 나타내고 타이완도 오늘 10일부로 니카라과와의 외교관계를 종료한다 발표했습니다.
사실상 니카라과는 국민당 정부 시절부터 외교관계를 맺어오다 산디니스타 좌파 정권이 들어선 이후1985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타이완과 한 차례 단교했다가 1990년에 다시 수교한 전적이 있습니다.
비록 니카라과가 또 다시 등을 돌렸지만 음식 외교로 많은 국가들과 한 걸음 더 가까워져 세계 무대에서 날개를 활짝 필 날을 기약하며 오늘의 대만이야기 시간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