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식 국밥, 판탕 @230113 story of taiwan
허리 펼 시간도 없이 일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 쉽지 않은 것이 농사일. 허리를 굽혀 일하다가 뙤약볕 아래 체력이 바닥에 닿을 때쯤 다시 활력의 강도를 끌어올리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바로 새참시간인데요. 새참은 고된 노동으로 허기진 일꾼들의 배를 달래 주는 요기도 되지만 허리도 펴지 못하고 뙤약볕 아래서 고된 농사일을 하던 이들이 앉아서 쉬는 시간이기도 하죠. 농부에게 새참은 ‘휴식’의 상징이 었습니다. 바빠서 여유가 없을 때야말로 쉬어야 할 때이다. - 소크라테스 - 일을 하다가 쉴 때 먹는 음식 새참. ‘새참’은 들밥•중참이라고도 하고요. 한국에서는 지역에 따라 곁두리, 젓두리, 샛밥, 샛요기, 땟거리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타이완에서는 새참을 벼를 벨때 먹는 밥이라는 뜻의 거다오판(벨 할 割ㄍㄜ 벼 도 稻ㄉㄠˋ밥 반 飯ㄈㄢˋ)이라는 명칭으로 부릅니다. 벼를 벨 때 먹는 밥 새참! 오늘 대만이야기 시간에서는 그 옛날 고된 농사일을 하던 농부들이 일을 하다 출출 할 때 새참음식 ‘거다오판’으로 먹던 것이 이제는 당당히 한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이된 지역 별미를 소개해드리려고합니다. 허기진 배를 채우면 그만이요, 먹고 힘나면 감지덕지였던 ‘거다오판’ 새참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이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이된 별미!! 타이완 남부 지방 핑둥(屏東) 지역의 특성이 엿보이는 ‘판 탕 飯ㄈㄢˋ 湯ㄊㄤ fan tang’ 입니다. 새참 같지 않은 핑둥의 ‘판 탕飯ㄈㄢˋ 湯ㄊㄤ’ 새참에서 유래된 타이완 남부 핑둥의 향토음식 ‘판 탕’은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국밥을 뜻합니다. 그렇다고 핑둥의 새참인 판탕을 한끼 때울 소박한 밥상으로 생각하면 크나큰 오산입니다. 뒷맛이 고소하고 씹히는 맛이 좋은 판탕은 기본재료로 신선한 돼지고기, 밭에서 재배한 양배추, 보랏빛 샬롯, 말린 새우 등이 들어갑니다. 핑둥의 산해진미를 모두 넣고 달달 볶다가 익는 냄새가 나면 물을 넣고 푹 끊입니다. 육수가 되직해질때 쯤, 갓 지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흰 쌀밥을 그릇에 담아 그 위에 군침이 도는 국물을 부으면 원기 회복에 딱 좋은 핑둥의 새참 판탕 완성! 그런데 이 핑둥 지역 사람들의 건강과 입맛을 책임지는 새참 거리였던 판탕은 같은 핑둥이라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저마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판탕에 추가해서 넣어 먹곤했습니다. 지리적으로 핑둥은 우선 비옥한 평야가 있어 농산물이 풍부하고 바다를 끼고 있어 해산물도 많습니다. 같은 핑둥이라 하더라도 완단향(萬丹鄉)과 같은 고을은 비옥한 평야 지대라서 농산물이 풍부합니다. 따라서 완단향에서 새참으로 먹던 판탕은 밭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무나 죽순 등 제철 식재료를 추가로 넣어서 먹었고, 동강(東港)과 같은 바닷마을은 해산물이 풍부해서 동강 해안가 마을 어부들은 그물작업을 하다가 배가 출출해질 때면 먹던 새참 판탕 속에는 기본재료외에도 배의 물칸에서 대충 손에 잡히는 참치, 굴, 갑오징어, 새우 등 신선한 해산물을 추가로 넣어서 새참으로 먹었습니다. 완단향의 제철 채소판탕, 동강의 해산물판탕은 지역적 특성 때문에 저마다 약간씩 들어가는 재료의 차이는 있지만 제 고장에서 나는 재료로 푹 우려낸 육수에 밥을 말아 먹는다는 데에 뚜렷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기계를 안쓰던 그때 그 시절 모심는 날에는 이웃들이 모여 품앗이도 해주고,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새참으로 판탕을 먹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습니다. 기계화가 진전되면서 모내기 현장의 일꾼수가 줄었고, 자연스레 옹기종기 밭에 털썩 주저 앉아 새참 판탕을 먹는 모습도 핑둥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러나 큰 솥에 넣고 푹 끊여 나눠먹어야 제맛인 판탕은 결혼식, 칠순 잔치 등 핑둥 지역 마을 잔치에서 한국의 갈비탕과 같은 존재로 축하자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핑둥은 예로부터 대서양 참다랑어(黑鮪魚)나 바나나가 유명한 곳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핑둥 사람들만 아는 새참에서 유래된 별미 판탕도 있다는 것 잊지마시고요!! 핑둥에 방문하신다면 너~무 맛있어서 게 눈 감추듯 먹게 되는 핑둥의 향토음식 판탕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